사랑하는 19만 북구주민 여러분!
북구민을 위해 불철주야 구정을 펼치시는 박천동 구청장님과 자랑스런 북구청 공무원 여러분!
존경하는 이수선 의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
전 통합진보당 의원, 지금은 정당소속이 없어진 무소속 의원 강진희의원입니다.
먼저 30여일이 넘는 제2차정례회를 성실히 수행해 오신 동료의원님들께 수고의 말씀을 드립니다.
박근혜정부는 지난 12월19일 15년 동안 멀쩡히 활동해 온 정당을 위헌정당이라며 강제해산 시켰습니다.
15년간 멀쩡하게 활동해 온 정당을 느닷없이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정당이라고 몰아붙이면서 강제 해산시킨 것은 지난 시기 민주노동당에게 10%의 지지를 보내준 국민들에 대한 모독이자 10만 당원에 대한 모독입니다.
저는 지금 억장이 무너지고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고통을 안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15년 동안 민주노동당, 통합진보당이 해 온 일은 이 땅의 고통 받고 소외 받고 있는 노동자, 서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을 만들자, 노동자, 농민 등 민중이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때로는 철야농성장에서, 때로는 차가운 길바닥에서 참으로 고단한 길이었지만 마다하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달려왔습니다.
박근혜대통령은 뭐가 그리 두려우십니까?
비선실세 국정농단, 환관들이 판치는 지금의 청와대를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국면전환 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뭐가 그리 켕기는 게 많아서 국회의원 고작 5석, 지방의원 겨우 37명인 통합진보당이 그렇게 위협적으로 느껴지십니까?
민주노동당, 통합진보당은 저에게 이 자리 에 계신 소중한 분들을, 그리고 사랑하는 북구 주민들을 연결해 준 끈입니다.
저는 2000년 민주노당이 창당될 때부터 창당 당원이었습니다.
10년을 평당원으로 지내다 민주노동당의 여성할당제로 저는 구의원으로 나오게 되었고, 2010년 당시 울산 최다 득표 구의원으로 주민들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2014년 박근혜정부의 종북몰이에도 불구하고 저는 진보정당 후보 전국 유일하게 1등한 의원으로서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 울산 북구의회에서 유일한 여성 재선의원으로 부의장까지 맡고 있습니다.
통합진보당이 아니었다면 저는 의원이 될 생각도 엄두도 못 냈을 것입니다.
평범한 여성단체 활동가, 노동자의 아내인 제가 감히 어떻게 엄두를 내겠습니까?
진보정당이 아니었다면, 울산 북구의회에서 여성 재선의원이 과연 나왔을까요?
여성들에게도 공평하게 정치적 기회를 주는 저는 이런 통합진보당이 자랑스럽습니다.
정치로부터 소외받아 왔던 노동자, 서민들을 대변하는 통합진보당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의원이 되었던 2010년 겨울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있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아픔을 함께 하면서 제가 의원으로서 작은 뭐라 도 할 수 있는 게 너무나 기뻤습니다.
혼자 아이를 키우며 힘겹게 살아가는 한부모들과 만나면서 아무것도 해결해 주지 못하지만 그들의 아픈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고마워했습니다.
이렇게 착하게 살아가는 우리 주민들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저는 큰 행복을 느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사망선고이자 헌법재판소 자신에 대한 사망선고입니다.
민주주의는 정치적 소수에 대한 포용과 관용, 그리고 공개적인 토론과 선거를 통한 의사결정과 선택을 그 생명으로 합니다.
우리 사회의 주류적 입장과 다른 주장을 한다고 해서 정당을 정치공론의 장에서 추방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포기이자 전체주의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독재정권에 항거한 주권자인 우리 국민들의 민주화 투쟁의 역사적 결실로 출범했습니다.
독재정권에 의해 유린당한 우리 헌성사의 비극이 다시 되풀이 되지 않도록 감시하고 모든 국가작용이 헌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도록 견제하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역사적 소임입니다.
지난 1년간의 헌법재판소 재판 결과 통합진보당이 직접 북한과 연계되거나 폭력혁명을 추구하였다는 점이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어떠한 구체적이고 급박한 위험성이 초래한 바가 없음도 밝혀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소는 정부의 종북공세와 여론몰이에 편승하여 해산 결정을 하고 말았습니다.
헌법재판소가 과연 권력으로부터 독립하여 심판하였는지, 증거에 의해 심판하였는지, 양심에 따라 심판하였는지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비이성적인 종북몰이의 광풍 앞에서 헌법재판소가 냉정하게 중심 추를 잡아 우리 사회를 굳건히 지탱해줄 것을 바랐으나 이는 헛된 꿈으로 판명이 나고 말았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의 의지 및 태도와는 달리 오로지 헌법정신에 입각하여 소수자를 보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하여야 할 최후의 보루로서의 역할을 포기하였습니다.
헌법재판소는 문명국가의 정당해산 기준을 외면하고 대한민국을 후진국으로 추락시켰습니다.
반대파를 포용하는 관용의 나라를 포기하고 국가가 나서서 반대파를 제거하는 나라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은 진보정당을 인정하지 않는, 비판정당을 인정하지 않는 후진국가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1958년 조봉암 진보당 당수에 대한 사형판결이 2011년 무죄로 선고된 사례에서 보듯이 역사는 오늘 이 헌재의 결정이 명백한 오판이었음을 증명할 것입니다.
강물이 흘러가는 것을 멈출 수 없듯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향한 여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박근혜정부가 통합진보당을 강제 해산할 수는 있어도 진보정치에 대한 저의 꿈마저 빼앗아 갈 수는 없습니다.
참으로 고통스럽고 아프지만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당당히 저는 진보정치의 길을 가겠습니다.
철탑위에, 전광판 위에서 이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있는 노동자가 있는 한, 소외 받고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 민중을 위해서 그리고 19만 우리 북구주민과 북구 발전을 위해서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