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22만 북구 주민 여러분!
의회 의장님을 비롯한 동료 의원 여러분!
박천동 구청장님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농소2·3동 지역구 더불어민주당 이선경의원입니다.
여러분, 100년의 역사를 품은 호계시장과 호계역을 아십니까?
호계시장은 1920년대 일제 강점기에 울산 북구 호계동에서 1일, 6일에 열리는 5일장으로 시작되었습니다.
1934년 ‘울산읍지’와 1937년 ‘흥려승람’에 소개될 만큼 유서 깊은 곳입니다.
호계역 또한 1921년10월25일 울산역과 함께 설치됐으며, 경주와 울산을 연결하는 교통 관문으로서 지역 주민과 함께 숨 쉬며 살아온 울산 북구 역사의 산증인이 되었습니다.
하루 이용객 수가 2,500명에 이를 정도로 사랑받았지만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와 함께 2021년12월 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더불어 북구 유일의 전통시장인 호계시장도 산업화와 도시화 속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할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다행히도 최근 추억의 기찻길이 ‘울산숲’이라는 새로운 이름의 푸른 숲길로 재탄생했고 호계시장 일원이 334억 원 규모의 도시재생활성화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농소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이러한 소식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호계역과 호계시장의 변모될 모습이 얼마나 기대됐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최근 북구에서 발표한 호계시장과 호계역의 개발 계획은 우려를 금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평소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장이 설 때는 상인들이 물건을 팔기 위해 자리를 펴는 호계 5일장 한가운데 건축면적 186㎡, 즉 57평 면적의 ‘호라카이펍’이라는 3층짜리 건물을 짓겠다는 것입니다.
100년 전통의 호계시장 한복판에 19억 원을 들여 현대식 푸드라운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호계시장과 어울리지 않는 3층짜리 현대식 건물이 오히려 100년 전통 호계시장을 존재감 없게 만들어 버릴 것이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예산상설시장의 성공 사례를 주목해야 합니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예산상설시장은 지난해 말까지 300만 명이 찾을 정도로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처음에는 낡은 상설시장을 다 뜯어내고 주상복합시장으로 지을 예정이었으나, 1980∼1990년대의 정겨운 시장 이미지를 살리면서도 대형 주차장과 장애인 및 여성 전용 화장실, 먹거리 광장 등 현대적 편의성을 갖추어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관광지로 거듭났습니다.
새롭게 바뀐 시장에서는 예산국수를 활용한 파기름 국수와 예산 꽈리고추 닭볶음탕 등 예산의 특산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요리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특히 재탄생한 예산상설시장 입점 상인 선발 시에는 창업에 실패한 이들 중 아이디어와 끈기를 갖춘 이들을 찾아 기회를 주었는데, 청년들의 지원이 몰리며 청년인구 유입이라는 효과도 거두었습니다.
우리 호계시장도 이와 같은 방향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전통을 살리면서도 현대적 편의성을 갖추고 북구의 특산품을 활용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등 옛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루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호계역 또한 서울 노원구의 ‘화랑대역’처럼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면서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박물관으로 재탄생한 ‘화랑대역’이 경춘선 숲길과 연계하여 매력적인 관광지로 자리매김한 것처럼 호계역도 이같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호계역과 호계시장은 북구의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100년의 역사는 돈으로 살 수 없고 이 100년의 역사를 잘 활용하면 북구의 귀중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도시재생활성화사업 ‘다시 떠나는 100년 재생, 철철 넘쳐 또 호계’가 호계시장과 호계역의 역사성을 살리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단기적인 개발에 급급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로드맵을 구축하여 호계시장과 호계역을 지속 가능한 역사문화 유산이자 모두에게 사랑받는 관광명소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작고 오래된 것은 사라진다는 이야기가 아닌 오래된 것은 오래된 대로 좋은 것입니다.
본 의원이 태어나고 자란 호계역과 호계시장 일대가 북구의 랜드마크로 새롭게 태어나는 그날을 기대하며 이상 5분 자유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