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진보당 해산결정 1년, 대한민국 민주 주의는 급격히 퇴행하고 있습니다 -
사랑하는 19만 북구주민 여러분!
존경하는 이수선 의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
박천동 구청장님과 공무원 여러분!
무소속 강진희원입니다.
지난 12월19일은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결정을 한 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1년 전 이맘때 이곳 본회의장에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진보정당 해산에 대한 부당함을 신상발언을 통해 말씀 드린 게 기억이 납니다.
당이 강제 해산되고, 무소속의원으로 때로는 외롭고 때로는 서러웠지만 1% 재벌만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99% 국민을 위한 정치, 노동자·서민이 주인되는 정치, 진보정치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힘내서 여기까지 달려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1년 전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고 목적과 활동에 내포된 위헌적 성격의 중대성과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특수한 상황 등에 비추어 위헌적 문제성을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대안적 수단이 없다”, “정당해산결정으로 초래되는 불이익보다 이를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이익이 월등히 커서 해산결정이 불가피하다”는 명목으로 통합진보당 해산과 소속 국회의원들의 의원직 박탈을 결정하였습니다.
헌법재판소가 결정문에서 밝힌 대로라면 정당해산 결정 후 1년 동안 우리 사회의 공론의 장은 더 활성화 되었어야 하고, 국민의 기본권은 더욱 보장되었어야 합니다.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가진 시민의 정치적 자유가 보장되었어야 하고, 민주적 기본질서는 한층 확립되었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합니까?
헌법재판소가 공언한 바와는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습니다.
통합진보당 해산을 신호탄으로 우리 사회는 오히려 급격히 민주주의가 퇴행하는 길을 걷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수호해야 된다고 15년 동안 합법적으로 활용해온 진보정당을 해산 시켜놓고 우리 사회는 지금 어떻습니까?
통합진보당을 해산시키지 않으면 곧 우리 사회가 붕괴될 것처럼 얘기해 놓고, 해산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습니까?
오히려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기본권은 훼손되고, 우리 사회는 전두환 정권시절로, 박정희 유신정권시절로 되돌아가고 있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유신이 부활하였고, 사문화되어 있던 소요죄가 29년 만에 부활해 전두환 정권시절로 되돌아가고 있습니다.
해산결정 후 정부는 국민의 핵심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제약하고 있습니다. 현 정부, 검찰, 경찰, 보수언론은 시민과 노동자들의 세월호 진상규명, 노동법개악 저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살인적 시위진압 규탄 등의 표현과 집회 및 시위를 ‘통합진보당 해산을 반대하는 세력의 주장’이라는 색깔공세로 불온시하고 있습니다.
민주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집회·시위의 자유는 그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급기야 대통령이 헌법상의 기본권을 행사하는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테러리스트’에 비유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이처럼 해산결정 후 우리 사회의 소수자를 대변하고 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하는 진보정당이 없어짐에 따라 민주적 기본질서는 확립되기는커녕 서서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진보정당을 해산시킨 지 1년도 안 돼 이제 노동자들의 공조직인 민주노총을 무너뜨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이 노동자의 생존권이 달려있고 전 국민적 재앙을 불러올 노동시장개혁 5대 법안을 반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인데, 민주노총 역사상 최초로 조합원 직선제로 선출된 위원장을 마치 파렴치범인양 보도하는 언론을 보면서 기가 막혔습니다.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 일찍이 진보정당을 해산시키고 강성노조인 철도노조를 파괴시킨 후 일본사회가 급격히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극도로 우경화 되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최전선에서 지키고 있는 바리게이트들이 하나하나 무너지는 것은 아닌지 참으로 걱정됩니다.
인류 역사상 민주주의 파괴는 정권을 장악한 다수파의 전횡에 의한 것이지 소수 반대파에 의해 행해진 사례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소수 반대파에 대한 다수파의 태도 여하에 따라 그 사회의 민주적 성숙도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정당해산 결정은 소수파를 전혀 용납할 수 없다는, 민주주의에 대한 역행이 분명합니다.
박근혜 정부의 무능력한 불통의 정치, 파렴치한 친일친재벌정당 새누리당, 무기력한 보수야당에 신물이 난 노동자, 농민, 시민들이 지난 11월14일 제1차 민중총궐기에 13만 명이나 모였습니다.
12월5일 2차 민중총궐기에는 5만 명이 모였고, 울산에서 열린 12월19일 3차 민중총궐기에서는 3천명의 노동자와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정당 해산 후 서서히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보면서 그 어느 때보다 진보정치에 대한 열망이 뜨겁습니다.
노동시장개혁 5대 법안을 여야가 야합하는 것을 보고 그 어느 때보다 진보정치를 열망하는 노동자들이 많아졌습니다.
조계사를 나서며 기자회견을 하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절규가 떠오릅니다.
‘정치가 무엇입니까? 돈 없고 빽 없어서 서러운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맞습니다.
저 강진희를 비롯해 무소속 안승찬, 윤치용의원은 1% 재벌만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돈 없고 빽 없어서 서러운 노동자·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를 위해 더욱 달려가겠습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