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류재건 의장님!
이은영 의원입니다.
선배의원 여러분, 그리고 동료의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5분 자유발언을 하겠습니다.
″북구 어린이날 큰잔치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라는 어린이날 행사를 앞두고 이 글을 읽게 되어서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무척 많은 고민을 하고 여러 분들의 조언도 들어 보았습니다.
쇠고기 수입협상을 두고 축산농가들이 시름에 찬 지금 농가들의 눈물을 이야기해도 시원찮을 때가 아니겠습니까?
북구 어린이날 큰잔치의 의미를 이야기 하겠습니다.
상방공원에서 첫 행사를 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아마 그 아이들이 지금은 군에도 가고 대학생이거나 고등학생입니다.
어린이날 행사가 없고 놀이공원에 다녀오면 되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모 구청에서 어린이날 행사를 한다기에 반갑게 보러갔다가 실망하였습니다.
이벤트를 불러 상업성 짙은 어린이날 행사를 하는 것을 보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 생각하고 북구에서 소박하지만 시작한 어린이날 행사입니다.
그 여성들이 투덜거리기는 했지만 돈도 내고 시간도 내고 꽃을 밤새 만들었습니다. 젖먹이를 업고 만들어온 꽃은 수레가득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상방마을 이장님이 리어카를 빌려주셔서 꽃수레를 만들었습니다.
어린 대학생들이 꽃수레에 아이들을 태우고 연암초등학교를 몇 바퀴 돌고는 운동장에 드러누워 버렸습니다.
어린이들이 동극을 준비하고 옷도 직접 만들어 무대에 오르는 그 날 만큼은 주인이 되는 자리였습니다.
류재건 의장님이 함께하던 풍물패들 덕분에 강강수월래를 숨이 턱턱 막히도록 하기도 하였습니다.
행사시작 전까지 바람이 불고 비가오더니 행사 시작하자마자 햇볕이 나 애를 태우기도 했었습니다.
미술대회도 있었지만 누구는 상을 받고 누구는 상을 받지 못해 속상해 하자 어린이날 취지에 맞지 않다고 폐지하기도 했습니다.
굴렁쇠 굴리기에서 아이들은 뒷전이고 아버지들이 더 재미있어 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노동조합에서 북구청 야외무대에 전기볼트가 맞지 않아 새로 산 앰프를 태워 수리하면서도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동천초등학교와 연암초등학교 두 군데서 동시에 하기도 하였습니다.
3대 의원인 김진영, 김재근, 이재경, 김대영, 류인목의원이 체육복을 입고 오셔서 기념식에도 참가하지 않고 바로 떡매치기에 도우미로 참가해 오신 분들과 소탈하게 어울리기도 하였습니다.
구청장님 인사 짧게 하고, 구청장님도 바로 도우미로 참가해 새끼꼬기 강습을 하였습니다. 밀려오는 아이들로 인해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자신의 아이들은 잘 놀고 있는지 밥은 먹었는지 모른 채 걱정만 하면서 열심이던 행사도우미들이 400명 넘게 참가하였습니다.
아이스크림과 음료수를 팔아 이북에 용천초등학교에 돕기도 하였습니다.
학교선생님들이 반 아이들과 약속하고 함께 오셔서 즐겁게 보낸 분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어린이집 교사들이 칠교놀이를 할 색종이를 자르느라 밤새 고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처음엔 어려워하던 아동위원회도 딱지치기가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자 자신들이 더 신나하던 모습도 눈에 선합니다.
그러다가 지역사회로 넓혀졌습니다.
평창, 쌍용아진 쪽 그리고 저 멀리 중산동의 아파트자치회에서도 방송을 해 주시고, 어린이들이 올수 있도록 차량도 마련하여 오셨던 행사입니다.
문방구에서는 스케치북을 선물로 주셨고, 빵집에서는 도우미들의 아침빵을 주시고, 팬시점에서는 작은 선물을 모아왔습니다. 병원과 한의원에서는 무료진료와 엠블란스도 지원하셨습니다.
농소3동 자율방법대는 조용히 정복을 입고 밀려드는 차량을 군소리 없이 정리하였습니다.
올해는 장애인 부모단체가 참여한다는 귀중한 해였습니다.
회장들이 부모들을 한 집 한 집 전화해서 설득하기가 쉬웠겠습니까?
지역사회가 키워온 어린이날 행사입니다.
북구청에서 예산을 지원하면서 규모가 커지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참가하여 11년을 이루어온 귀중한 북구의 자랑입니다. 아이를 둔 부모라면 거의가 북구청 앞마당에서 하는 어린이날 행사를 알고 있습니다.
“북구 어린이날 큰잔치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는 첫째, 전래놀이로 만들었습니다.
둘째, 부모들이 직접 만들었습니다.
셋째, 지역의 단체들이 앞장서고 주민들의 참여를 이루어냈습니다.
넷째, 지역사회가 함께 하였습니다.
다섯째, 주민통합의 장이었습니다.
돈 있는 사람은 돈을 내고, 지혜가 있는 사람은 지혜를 내고, 시간이 있는 사람은 시간을 내고, 몸이 되는 사람은 몸으로 움직여 만들어온 행사입니다.
북구청은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행사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은 폭력적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양해의 말 한마디 없이, 의미를 알아보려는 노력도 없이, 일반적 관례가 없는 민간경상보조예산을 심의해서 결정하였습니다.
계획서를 넣고 결정이 되면 결정된 계획서대로 할 수밖에 없으므로 사전에 같이 의논하자는 제안도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계획서를 접수했으니 받아 심의를 할 수밖에 없다는 나 몰라라 모르쇠였습니다.
행정사무감사에 지적사항이라는 이유를 설명하셨으나 행정사무감사 결과서를 찾아봐도 없었습니다.
잘 지내온 단체들끼리 소원하게 하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지방자치시대 갈등의 조정자 역할을 덮어두고 역행하였습니다.
밤새가며 준비했던 참여자들이 다른 곳으로 결정하는 것을 이해는 할 수 있는데, 용서가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북구청은 사람들의 마음을 멍들게 했습니다. 참신성이 높다하셨으니 구청 앞마당에서 하는 행사는 당연히 잘될 것입니다.
꼭 잘 되어야 할 행사입니다.
그동안의 성과가 뒷받침을 하고 다른 여러 행사들이 돕기도 하니까요.
그래도 안 되면 직원들 모두 동원해 잘되게 하실 겁니다. 오는 어린 손님을 귀중히 대하시기 바랍니다.
오히려 잘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처음엔 수많은 단체들이 참가하고 의미가 깊은 행사를 알지 못하는 북구청에 분노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잘된 일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참여하는 모든 분들이 이 기회에 어린이 날 행사에 필요 없는 의전을 눈치 보지 않아도 되고, 소박하지만 북구 어린이날 큰잔치의 정신을 살려 땀으로 일구어가는 해맑은 웃음으로 어린이날을 즐길 수 있을꺼라 생각합니다.
행복한 행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집행부에 요구 하겠습니다.
첫째, 민간경상보조사업을 모두 공고하고 심의하여 결정하십시오.
양해도 없이 계획서가 들어오면, 심의하는 것이 원칙이라면 원칙을 지켜서 결정하십시오.
농민관련행사, 여성관련행사, 축제관련행사 등 모든 민간경상보조사업을 공고를 내고 계획서를 접수하고 심의하십시오.
둘째, 참여하는 주민들의 의견수렴 없이 화합과 융화를 모르는 독단적인 행정을 지양하십시오.
북구 아파트 문화공간에 지원하는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을 때 14곳에 참여하는 분들의 의견이라도 들어봤는가를 물었습니다. 북구자원봉사센터를 위탁 했을 때 참여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동네별로 반장명단을 받을 때도 의회가 두 번이나 예산삭감을 하였던 사항이라 아파트자치회나 통장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는지 물었습니다.
농소어린이집 위탁을 바꿀 때도 학부모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는지 물었습니다.
결국 주민의 의견을 들어도 구청이 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리라는 것은 누구나 압니다만, 주민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는 자세가 주민을 귀중히 여기는 태도입니다.
이제 일방적인 방식과 태도는 그만할 때도 되었지 않습니까. 많이 했지 않습니까?
선배의원 여러분, 그리고 동료의원 여러분!
집행부는 지방자치시대에 주민들이 참여를 어떻게 하면 높일까 만족도를 어떻게 하면 높일까 고민하지 않습니다. 일방적일 뿐입니다.
여러 가지로 양해를 바라며 끝까지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